십대, 책상머리에 항상 프랑크푸르트 야경을 붙여놓고 바라보곤 했다.
딱히 이 도시를 좋아해서가 아니라 워낙 야경을 좋아했던 내가 모아온 사진들 중에 잃어버리지 않고 간직할 수 있었던 가장 아름다운 밤의, 도시 사진이었다.
은빛의 달, 강변에 비친 반짝이는 건물들, 그리고 흐릿한 나무 사이로 보이는 ... 따뜻해 보이는 노란 불빛의 커다란 창들, 그 창 위로 고풍스런 지붕을 시퍼런 하늘에 검푸른 실루엣으로 드러낸 건물들이 좋았다.
그 강가를 걷는 상상을 하곤 했는데 이젠 알지, 그때 눈으로 그 사진, 그 도시를 다시 볼 수 없다는 거
그래도 가끔 강변 걸을때 찬수에게 그 얘기 하곤 한다...
지금은 너덜너덜해져서 서랍에 누워있는 그 사진이, 여기 프랑크푸르트를 걸을 때 생각이 난다, 보고싶고, 그립고, 그냥 다시 그 시절이, 그 시절의 내가 궁금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