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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rmany

돌아갔던 곳에서 다시 돌아온 곳


출근 첫 날, 점심엔 찬수 일하는 곳까지 같이 걸었다.
봄 공기같이 보글보글하는 산 공기가 코로 꿀꺽꿀꺽 들어오고 오랜만에 보는 나무와 길들은 색을 수분과 함께 뿜어내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아름다웠다.

한국에 있는 동안은 찬수와 노느라 그림 그리는 시간은 물론 혼자 인터넷을 하는 시간도 거의 없었다.
블로그도 찬수가 야구나 농구 보는 동안 잠깐씩 했는데... 물론 업로드 속도가 독일의 몇 배가 되므로 시간이 얼마 소요되지도 않더라.

독일에 돌아와서야 그동안 한 번도 부팅한 적 없는 맥북을 열어 파일도 정리해 보고 명상 한답시고 멍하니 앉아있어보기도 하고, 어색하지만 그림도 그려본다.
그리고 핸드폰에 바둑알처럼 채워진 지난 사진들을 하나씩 열어 블로그도 구구절절 '일기'적으로 충실히 써 본다. :-|
오랜만이라 그런지 일단은 혼자만의 시간이 주는 어떤 개운함이 있다, 그리고 곧 찬수와 붙어다니며 시끄럽게 놀고 까불던 시간들이 그리워질 것 같은 예감도 든다.